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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대만을 여행하기로 되어 있어 같이 읽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난주에 대만에서 지진이 일어나는 바람에 일행들이 모두 공포에 질려 대만행을 포기하고 말았답니다. 그래도 책을 읽어 대만에 대하여 알게 된 것은 남은 셈입니다. 우리나라 배낭여행 1세대라고 하는 여행작가 이지상님의 <그때 타이완을 만났다>는 30대 초반 타이완을 여행하고서는 여행작가의 길에 들어선 뒤로 20여년에 걸쳐 7차례나 타이완을 찾은 바 있다고 합니다. 2011년에 이미 인문학을 바탕으로 대만 여행의 매력을 담은 <나는 지금부터 행복해질 것이다>가 호평을 받은 바 있는데, <그때, 타이완을 만났다>는 전작의 개정증보판이라고 합니다. 사실 전작도 모친께서 세상을 떠난 뒤로 삶이 힘들다고 느낄 무렵 대만을 찾아 위로를 받고서 쓴 책이었는데, 최근 여행작가로서의 삶, 즉 멀고 낯선 여행길과 여행하는 삶에 지쳐가고 있다는 느낌이 커질 무렵 다시 대만을 찾아 위로를 받는 기회가 되었고, 다시 힘을 내서 개정증보판을 쓰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 책을 쓰기 위하여 저자는 일곱 번째로 대만을 다녀왔다고 합니다. 옛날 걸었던 길이며 옛날 만났던 사람들을 수소문하기도 하고, 또 새로운 인연을 만나면서 대만 사람들이 참 친절하고, 대만의 풍광이 마음을 푸근하게 품어준다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저자는 대만섬 곳곳에 숨어 있는 볼거리를 4개의 장으로 나누었습니다. 중복되는 지명이 있는 것을 보면 지역만을 기준으로 한 것은 아닌 듯합니다. 1장 타이완섬에서는 대만섬의 17곳의 지역을 돌아본 느낌을 담았습니다. 2장 마쭈 열도 ; 대륙과 마주한 최북단 여행은 중국 본토의 복건성에서 가까운 섬들을 찾아가는 여행길을 담았고, 3장 타이베이와 주펀 ; 수도권 여행, 4장 다시 찾은 타이완 ; 꿈 같은 휴가를 떠나다 등은 타이베이를 중심으로 한 테마여행으로 보입니다. 저자는 여행을 하면서 일기를 쓴다고 합니다. 물론 저도 여행을 하면서 보고 듣는 이야기를 메모를 합니다만, 저자처럼 꼼꼼하게 정리하지는 못합니다. 이 책의 저자가 여행하면서 만난 사람들과 나눈 이야기를 대화체로 옮겨 놓은 것을 보면, 간략한 메모를 바탕으로 구성을 다시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대만에 갔을 때 별로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는데도 모든 길에 대하여 골목골목까지 상세하게 적은 것을 읽다보면 책읽는 속도가 점점 느려지는 것을 발견합니다. 사실 예전에 다녀온 여행길을 묻는 분들에게 아주 상세하게 설명을 해드려도 꼭 같은 길을 따라갔다는 분이 없었던 것을 보면 누구나 여행길을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도 이런 종류의 책을 읽을 때는 길이나 교통편, 숙소 등에 대하여 큰 관심을 두지는 않습니다. 제가 언제 가보게 될지 모르지만, 시간이 조금만 흘러도 상당한 변화가 있어 오히려 헷갈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대만여행기라서인지 대만 영화를 꽤 많이 인용하는 것 같습니다. 영화촬영지라서 찾아가 본다는 발상이 저와는 취향이 다른 것 같습니다. 게다가 저자 자신이 정신적으로 어려운 지경에 처한 까닭인지 세상을 보는 시선이 긍정적이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나는 삶의 본질을 보고 싶었다. 사람은 상처를 받고 거꾸러져 봐야 삶의 본질을 본다. 사람들이 좇는 저 위의 화려한 것들이 허상임을 깨닫는 날, 풀 같은 보통 사람들의 삶이야말로 상처받은 우리를 위로하고 넘어진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임을 알게 되는 것이다.(55쪽)”라고 자신의 생각을 토로하고 있습니다만, 격랑을 겪지 않고 평탄한 삶을 보내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여행 애호가들을 타이완으로 이끈 오래된 여행자 이지상의 숨어있는 명작!여행작가 이지상이 2011년 출간한 타이완 여행에세이집의 개정증보판. 이 책은 삶의 고비에서 ‘여행작가 인생’의 출발점인 타이완을 찾아 삶을 되돌아본 성찰의 기록이자, 20여 년간 일곱 번 타이완을 다녀온 경험이 망라된 읽을거리 풍성한 여행기이다. 초판 나는 지금부터 행복해질 것이다 출간 때 인문학을 바탕으로 타이완과 여행의 매력을 새롭게 조명해 큰 호평을 받으며 네이버 ‘오늘의 책’ 등으로 선정되고, 여행의 재미와 즐거움이 가득 느껴지는 책의 구절들과 사진이 수많은 블로그에 포스팅되며, 1992년 한국과의 수교 단절 이래 발길이 뜸했던 타이완으로 국내 여행애호가들을 이끌었던 작품이다. 타이완은 드라마 ‘온에어’,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할배’ 등을 통해 한국 대중의 큰 관심을 받고 있으며, 관련 서적이나 방송프로그램 또한 꾸준히 제작되는 추세다. 그럼에도 ‘보물섬’이라는 별칭처럼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은 멋진 여행지들이 많은 나라이다. 오랜 세월 타이완 전국을 수차례 여행한 덕분에 타이완의 보물 같은 곳들을 보여주어 널리 사랑받았던 이 책은 절판되었다가 이를 아쉬워하는 독자들의 요구에 힘입어 2015년 재출간되었다. 2014년 가을, 한 차례 더 타이완 여행을 다녀온 저자는 그간 변화된 타이완의 모습을 담아내는 한편, 독자들이 특히 관심을 갖고 궁금해했던 지역의 이야기는 더 심도 있게 다루며 초판을 전면 개정했다.

프롤로그] 오래된 여행자의 첫 여행지
타이완 역사

1장] 타이완 섬: 추억과 함께한 일주 여행

타이베이- 오랜 인연 | 첫사랑, 첫 여행지 | 중산베이루 국숫집 | 반가운 여행자 숙소 | 딘타이펑의 샤오롱바오 | 젊음의 거리, 시먼딩 | 보피랴오 역사 거리와 망카 | 화시제 야시장 | 살아남은 사람들
지룽- 타이완의 시애틀 | 축제 | 그리운 풍경 | 먀오커우 야시장
쑤아오- 냉천탕 | 커피와 소원
화롄- 원주민의 고향 | 흥겨운 밤거리 | 타이루거 협곡을 걷다 | 치싱탄 | 호스텔에서 만난 사람들 | 짜이젠, 아미고스
타이둥- 네버 엔딩 스토리 | 왠지 모르게 좋다 | 타이완에서 가장 활기찬 야시장 | 원주민 회관 | 꿈 |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
헝춘과 컨딩- 하이자오 7번지 | 컨딩 해변
가오슝- 별난 호텔 | 유령의 달 | 견자가 되어 | 일사병
타이난- 정성공 이야기 | 마음의 고향
자이와 아리산- 몸에 붙는 자신감 | 아리산 | 우펑먀오와 북회귀선 기념탑 |정체성
루강과 장화- 오래된 도시 | 올드 마켓 스트리트
구족문화촌과 르위에탄- 원주민 문화 속으로 | 바다 같은 호수
타이중- 세 번째 도시 | 니타 찬
베이푸- 하카족 마을 | 뿌리 | 예류, 낯선 혹성

2장] 마쭈 열도: 대륙과 마주한 최북단 여행
둥인- 둥인 가는 길 | 안녕하세요, 사랑해 | 풍경도, 사람도 아름다워 |달콤한 휴식
베이간- 돌집 가득한 친비 마을 | 베이간 돌아보기 | 저게 중국 대륙이에요 | 밤은 깊어 가고
난간- 또 만난 인연 | 동굴에서 카누 타기 | 난간에서 지룽으로

3장] 타이베이와 주펀 : 수도권 여행
주펀- 동심이 살아나는 골목길 | 금석객잔 | 진과스 | 황홀한 일몰 | 주펀의 밤 | 배우 박용하를 생각하며 | 비정성시
타이베이 - 다양한 매력이 있다 | 유감 | 융캉제 | 신베이터우 온천 |말할 수 없는 비밀 | 음식남녀 | 죽집 | 살아 있어 황홀하다

4장] 다시 찾은 타이완: 꿈 같은 휴가를 떠나다
타이베이- 다시 타이완으로 | 드디어 만난 토니
화롄- 자전거를 타고 치싱탄으로 | 커피 달인과 커피 여신
핑시선 마을들- 고양이 마을, 허우둥 | 천등을 날려라, 스펀 | 핑시와 징통
주펀 그리고 타이베이- 주펀의 열기와 사라지는 것들 | 타이베이 카페 스토리의 두얼 카페 | 말할 수 없는 비밀의 단수이 | 여유로운 시간들

에필로그] 타이완과 사랑에 빠진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