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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님 발자국

dajv 2021. 2. 16. 16:08

도둑님 발자국

아이가 읽겠다고 고른 책입니다. 읽다보니 중학년이라는 도서에 분류되어 있는 도서라는 사실을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지만 초등저학년인 아이가 읽어도 전혀 어렵지 않은 좋은 도서였답니다. 제목부터 정겨운 - 도둑님 - 으로 시작한답니다. 도둑이면 도둑이지 왜 도둑님일까하는 생각으로 책장을 펼치게 되더군요. 반지하에서 살고 있는 가족의 이야기랍니다. 학교을 다녀와도 엄마는 요즘들어서 바쁘신지 배가 고프면 냉동실에 있는 볶음밥을 데워서 먹으라고 하시고는 늦게 집으로 들어신답니다. 남동생도 있지만 주인공친구는 요즘 동생을 돌봐주는 것보다도 pc방에서 노는 것도 좋아하고 바이올린학원도 하루 빼먹기도 하는 우리 친구들의 이야기랍니다. 평범한 일상속에서 주인공친구는 갑짝스런 사건에 휘말리게 되지요. 집으로 돌아와보니 유리창을 꺠져있고 경찰이 출동해있고 집안은 도둑맞은것처럼 난장판이랍니다. 그렇게 엄마와 아빠까지 돌아온 후 도둑맞은 물건은 없어보여서 경찰을 그냥 돌려보낸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저녁무렵에서야 남동생이 집으로 돌아오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는 가족.... 냉동실에 있던 볶음밥만 모조리 없어지는 사건도 참 이상하다고 주인공친구는 생각하게되지요. 결국 동생을 찾아서 친한 친구를 찾아가서 듣게되는 얘기는 놀랍기만 하지요. 바로 남동생이 유리창을 깨트렸던 것이지요. 그 발자국들은 남동생의 신발 발자국이였구요. 그렇게 가족은 걱정을 하게되며 엄마가 왜 늦게 집에 들어오는지도 알게된답니다. 그리고 몰래 숨겨진 카메라도 발견되면서 아빠가 왜 카메라를 샀는지도 알게되지요. 동생이 있다는 곳으로 가족은 밤늦게 차를 몰고 달려가면서 나누는 대화.... 그렇게 하나씩 알게되는 엄마와 아빠의 대화는 하나씩 실마리를 풀어준답니다. 이야기 한편을 읽고나니 주인공친구의 이야기를 통해서 그리고 생각들을 알아가는 시간이 되더군요. 바로 우리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한 가정의 이야기이니까요. 어리다고만 생각한 남동생의 기특한 행동도 만나게 된답니다. 한권의 책을 금방 읽게 되더군요. 우리 아이도 그렇게 금방 읽어내려간 이야기.... 읽고 생각하는 시간을 더 많이 남겨준 이야기였답니다.

어린이들에게 이 땅을 굳건히 딛고 일어설 힘을 주는 동화

황선미 작가의 작품 속 인물들은 저마다 이 땅에 뿌리를 둔 고민을 가지고 있고, 그 고민을 해결해 가면서 이 땅을 두 발로 딛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습니다. 도둑님 발자국 의 주인공 도연이도 도시의 반지하방에서 살며 냉동 볶음밥이나 라면으로 식사를 때우곤 합니다. 엄마가 인터넷 선을 잘라 버려서 몰래 피시방을 다니고, 전문가용 조립 모형을 완성하는 꿈을 가지고 있지만 엄마 아빠에게는 비밀이지요.

도연이뿐 아니라 가족 모두 저마다의 고민과 꿈이 있습니다. 무용을 전공했지만 팍팍한 가정 형편 때문에 농장에서 미니 화분을 만드는 엄마는 작은 꽃가게를 낼 꿈을 꾸고 있습니다. 네 가족을 부양하는 아빠는 병에 걸렸지만 그 사실을 비밀로 한 채 멋진 사진을 찍으며 여행을 떠나는 꿈을 꿉니다. 형만 졸졸 따라다니는 상연이도 시골로 보내버린 개를 다시 데려오고 싶은 간절한 꿈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내 이야기, 내 친구 이야기 같은 사건들은 읽는 내내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어 우리의 일상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우리 아이들의 현실, 우리 아이들의 고민을 생생하게 다루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문제를 제시하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힘들고 단절된 상황도 서로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대화로 이겨낼 수 있다는 단단한 희망을 보여 주는 작품입니다.